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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10 - [phew*] - KFL 서울대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교육 지도자 과정
5월 어느 날 아침, KFL 단체 카톡방에 공지가 올라왔다.
구글 클래스룸에 풀브라이트 한국어 보조강사 프로그램 공지를 올렸습니다.
필요한 선생님이 계시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오호!!! 풀브라이트는 박사과정 유학을 꿈꾸며 펀딩을 찾다가 알게 된 기관 이름이었다. 제일 빵빵한 장학금을 주는 기관인데 그만큼 수혜자들의 성적도 높아서 나는 일찌감치 꿈을 접었던 그곳이다. 관심이 가서 모집 요강을 자세히 읽었다. 9~10개월 동안 미국 대학에서 한국어 보조 강사(TA)로 일을 하고 장학금을 받는 프로그램이었다. 요구하는 서류들을 보니.... TOEFL 점수, CV 등! 내가 준비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이후 알게 된 바에 따르면, 풀브라이트는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미국 J.W.Fulbright 상원의원이 제정한 법안에 의해 시작된 미국 정부의 교육 교류 프로그램이다. 1950년에 한국과 협정 체결 이후, 양국 정부의 기금으로 한미교육위원단을 설립하였고 75주년을 맞이한 지금까지 약 8,000명의 한국인과 미국인 장학생을 배출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풀브라이트 선발 과정에 합격하고 나니, 최종적으로 미국 국무부의 승인이 이루어져야 미국행이 확정된다고 연락을 받았다.
풀브라이트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아서 적어보자면, 주한미국대사관 홈페이지의 [교육] - [전문가 대상 교류] 메뉴에도 풀브라이트가 나와있다.
주한미국대사관 홈페이지 교류동문실
FLTA 지원을 위해 서류를 준비하는 것은 그동안 내가 지원해 본 그 어느 프로그램보다 까다로웠다. 모든 증명서는 발행 기관의 공식 봉인 봉투를 사용해 공인 봉인 되어 있어야 하고, 영문으로 작성해야 했으며(당연), 준비해야 할 서류의 종류가 굉장히 많았기 때문이었다. 개인 경력에 따라 구비 서류는 달랐는데(교환학생 성적증명서, 재직증명서, J-VISA 사본 등) 내가 제출해야 하는 서류들은 다음과 같았다.
온라인 제출
(1) 풀브라이트 온라인 지원서 (영문)
Preliminary Questions(사전질문), Personal Information(인적 사항), Contact Information(연락처), Academic&Professional Information(학력, 경력), CV/Resume(영문 이력서), Academic Transcripts(영문 성적증명서), Graduation Verification(영문 졸업 증명서), FLTA Information(FLTA 지원 정보), Objectives and Motivations(지원 동기), Standardized Test Scores(TOEFL 어학성적표), Culture Class Syllabus(한국어 문화 수업 강의 계획서), Reference(영문 추천서 3부)
접어 놓은 글에 보이듯, 목차만 봐도 굉장히 제출할 게 많았다. 게다가 영문 졸업 증명서, 성적 증명서, 한국어 교육과정 국/영문 수료증 사본 등의 증명서들은 발행기관의 공식 봉투를 사용해 공식 봉인되어 있어야 했다. 그래서 서류 발급을 위해 사전에 각 기관의 교무부처에 연락을 하고, 방문해 서류를 발급 받아 확인하고, 공식 봉투에 넣어 공식 봉인을 요청했다. 이런 과정들이 아주 번거로웠다.🥲
"우리나라 [정부24] 아주 매우 만세!!!!"를 느끼는 순간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ㅎㅎ
CV는 나의 경력이 풍부하게 담길 수 있도록 [Research Interest], [Education], [Work Experience], [Research & Teaching/Material Development Experience], [Publications], [Awards, Scholarships and Honors], [Conference Presentation], [Certificates & Skills]를 목차로 잡아 내용을 담았다. 내용은 최근 것이 위로 오도록~
대학 졸업 후 그동안 내가 해온 것들을 하나씩 정리하는 작업을 하다 보니 좀 뿌듯했다. 앞으로도 재밌는 것에 많이 도전하고, 또 지난 것을 잘 정리해 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을 처음 시작할 때, 어떤 교감님이 파일을 하나 정해서 앞으로 활동하는 것에 대한 증빙서류를 잘 모아두고 기록하라고 조언을 해주셨다. 그땐 그 말의 진정한 의미를 몰랐고, 그래서 열심히 모아놓지는 않았는데 이런 작업을 하다보니 왜 그런 말씀들을 해주신 것인지 이해가 됐다. 순간 순간, 주변에서 귀인들이 좋은 말씀을 해주시는 것 같다. 덕분에 중요한 서류 중에 아예 없어져 버린 것은 없었다. 😗
CV 작업은 'MS Word'로 했는데, 나는 업무상 '한글'이 아주 익숙하고 편해서 Word는 불편했다. 익숙한 단축키가 통하지 않아서 계속 실행 취소를 눌러줘야 했다.😭 뭔가 문서가 깔끔하게 정렬되지도 않는 것 같고(다른 방법이 있나ㅠㅠ?)... 요즘엔 웹사이트로도 이력서 관리를 한다고 하던데, 인쇄했을 때 종이로 바로 인쇄도 되고 편집이나 관리가 쉬운 그런 웹사이트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 한 가지 더! 한국어와 영어 번역도 왔다갔다 자유롭게 되는?
그리고 TOEFL 점수는 ETS에 접속해서 원본 성적표를 기관번호 9350 - Korean American Educ Commissn 와 기관번호 2326 - Institute of International Education-Foreign Fulbright Program 두 곳 모두에 보내야 했다. (전송 비용 각 25달러씩 총 50달러!)
이렇게 온라인 지원서를 모두 작성하고 나면, 마지막에 내가 제출한 모든 서류를 합쳐 하나의 PDF 파일로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해준다. 내가 제출한 것은 모든 증빙 서류를 포함해 그 양이 40 페이지를 넘었다. 엄청나다. 정말 이걸 제출한 것만으로도 뿌듯했다. 교사로 일한지 딱 10년이 되는데, 10년의 시간을 한번 정리한 느낌!
(2) 한미교육위원단 온라인 지원서
이건 막판에 작성해 내서 어떤 내용이었는지 잘 기억이 안난다. 온라인 지원서와 비슷한 내용(인적사항, 비자 정보, 경력, 학력, 공무원 여부 등)을 '한국어'로 작성했던 것 같다. 제출하면 개인 메일로 작성 내용이 전송된다고 하는데, 나는 메일 주소를 잘못 적어서 메일을 못 받았다. 잘못 적었는지 어떻게 알았느냐? 10월에 면접에 대한 안내 메일이 왔는데, 주 메일주소로는 오지 않고 보조 메일주소로만 받게 되어서 알게 됐다.🥲
우편 제출
(3) 영문 재직 증명서
2025.01.28 - [phew*] - 교육공무원(교원) 영문 재직 증명서 발급
교육공무원의 영문 재직 증명서 발급에 대해서는 위 글에 따로 아~주 자세히 적어놓았다.
(4) 국영문 병기 출입국사실증명서(최근 10년)
국영문 병기 출입국사실증명서는 정부24에서 온라인 신청으로 받을 수 있었다. 이런 서류가 있는지도 몰랐는데, 신기했다. 내용엔 우리나라에서 출입국한 기록만 있고 어느 나라를 방문했는지 등의 상세 내용은 나오지 않아서 아쉬웠다.
더듬 더듬.. 그냥 갔던 곳 기억을 한번 되짚어 봤다. 캐나다 벤쿠버, 중국 상해, 중국 베이징, 대만 타이페이, 겨울 유럽(영국, 프랑스,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체코,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싱가폴, 태국 푸켓, 필리핀 세부, 일본 대마도, 후쿠오카, 도쿄, 여름 유럽(영국,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베트남 달랏, 몽골 울란바토르... 제일 길게 머물러 본 나라는 캐나다였다.
나는 어딜 가든 장소 자체가 주는 감상이 엄~청, 완~전 새롭지는 않은 것 같다. 상징적으로 '어디에 가봤다'는 남을 수 있지만 나한테는 '누구와, 무엇을 하느냐'가 좀 더 중요한 것 같다. 그래서 사실 해외 여행을 가기 전에는 딱히 그렇게 가고 싶지는 않다. (막상 가면 신나기는 한다. ㅋㅋ)
(5) 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 Arrival and Departure Date Record
요것은 공식 미국 출입국 기록 웹사이트에서 발급 받을 수 있다. 최근 6년 간의 자료를 출력해 우편으로 제출해야 하는데, 기록이 없으면 없다고 뜨는 페이지를 출력해야 한다. 그리고 6년 이내에 여권을 교체한 이력이 있으면 그 모든 여권에 대한 기록을 조회해 제출해야 한다.
순간 나는 '이전 여권이 지금 없는데!!'라고 생각해 당황했는데, 다행히 예전 여권을 사진으로 찍어둔 게 있어서 여권번호를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까지의 FLTA 타임라인
이렇게 지난 8월에 구비 서류를 풀브라이트에 제출했다. 그리고 10월 7일에 문자메시지로 면접 및 수업 시연 희망 일시를 정하는 설문에 응답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리고 바로 10월 8일에 이메일로 면접 및 수업 시연에 대한 안내를 받았다.
면접 및 수업 시연은 10월 19일 오후에 진행되었다. 수업 시연 이후 두 달이 넘는 기다림의 시간을 거쳐 12월 30일에 이메일로 FLTA 추천인으로 선정되었다는 것을 안내 받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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