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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급 취득 과정에서 나는 특히 시간과 비용이 아주 많이 들었다. 의미 없는 경험은 아니었다. 좋은 선생님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고, 한국어와 한국어 교육에 대해 진지하게 공부를 하는 시간도 가졌으며, 또 풀브라이트 FLTA에 대해서도 처음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전체 과정을 통해서 "한국어 교육"에 좀 더 애정을 가지게 되었다. 바로 온라인으로 쉽게 2급만 취득했다면 아마 한국어 교육에 대한 나의 열정(?)이 금방 사그라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어 교육에 관심을 가진 좋은 선생님들을 만났다.
2024년 서울대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교육 지도자과정 KFL 수강생은 50여 명이 선발되었다고 한다. 수업을 들으러 가니, 생각보다 수강생 분들의 연령대가 높았다. 대다수가 40-50대이셨고, 전현직 선생님들이 아주 많으셨다. 역시 학구열 넘치는 선생님들! ㅎㅎ 초반에는 모두 모르는 분들 뿐이라 아주 낯설었다. 다 모르는 얼굴들이고 강의의 질은 아주 만족스러워서 나는 O정이에게 너도 와서 청강을 해보라고 했다. 서로를 모르기 때문에 청강해도 아무도 모를 거라고ㅋㅋ 그래서 O정이도 한 번 왔었다. 그날 남가영 교수님이 강의를 해주셨는데 역시나 좋았다. 다행😁

KFL에서는 매년 해외 실습을 가는데 2024년에는 몽골로 가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때 수업실연을 위해 조가 임의로 구성되었다. 나와 함께 배정된 우리 조 선생님들은 모두 초·중·고 선생님(현직/퇴직)이셨다. 그리고 모두 협조적이고 유~하셨다. 그래서 수업 실연 준비과정이 아주 일사천리로 스무스하게 진행되었다. 수업 실연은 내가 하기로 했는데, 모두 발표 자료, 교구 준비 등을 열심히 도와주셨다.
해외 실습 이후부터는 수업 시간에도 우리 조 선생님들과 모여 앉았고, 8월에 있을 <한국어교육능력검정시험>을 대비하기 위해 스터디 계획을 세웠다. 우리 조가 구입한 책은 SD에듀에서 나온「30일 안에 다잡기」교재 였다. 나도 열심히 스터디 계획을 세우고 Zoom 회의를 열 수 있도록 도왔다. 공부를 열심히 하지는 못했지만 폐는 안 끼치려 했다.🤣

이렇게 우리 조는 행복했다. 그런데 사실 KFL 과정생 전체가 행복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운영 과정실과 일부 과정생 사이에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고, 과정생들 간에도 잘 맞지 않아 와해된 조도 있었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뭔가... 종강할 때까지 모두가 행복한 그런 그림은 아니었다. 흠 ㅜㅜ
한국어와 한국어 교육에 대해 진지하게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다.
교수님들도 명강의를 해주셨고(특히 초반에 수업을 맡으셨던 교수님들!) 출결이나 과제, 참관, 실습, 시험이 깐깐하게 이루어졌다. 시험공부는 마치 내가 중학교 때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왠지 모르게 열심히 하게 됐다. 정말 중학교 때로 돌아간 것처럼 벼락치기로 공부하느라 전날 밤만 새우고... 그랬다.🤣 오랜만에 이렇게 공부하니까 이상한 쾌감이 들었다. 나는 벼락치기 공부형 인간인가!!! 이렇게 나의 꺼져있던 공부 열! 쩡! 불씨를 지피게 되니 도파민이 팡팡 터지는 듯하고 신났다.
막판에는 강의도 열심히 안 듣고 딴짓을 많이 하기는 했지만 '시험 공부' 자체가 재밌었어서 그런가, 성적도 잘 나왔다. 출장으로 응시 못 한 기말고사 한 과목 빼고... ㅋㅋ 이 과목은 다른 분들과 같이 지정된 시험일에 시험을 보지 못하고 1주일 후에 따로 시험을 쳤다. 이 경우에는 객관식 시험은 아예 치지 못하게 되고(점수 팍!!! 깎임), 서술형 시험만 칠 수 있다. 서술형 시험 문제도 기존의 문제와 다르게 출제 됐다.(같은 조 선생님들이 기말고사 당일의 문제는 알려주셨음 ㅎㅎ)
기말고사 당일 기존의 문제가 "Brown 교수가 제시한 교수요목 중 네 가지를 골라 그 개념을 정리하시오."였다면, 별도 시험을 치른 나에게 제시된 문제는 "Brown 교수가 제시한 교수요목 중 ①구조 교수요목, ②상황 교수요목, ③과제 교수요목, ④혼합(또는 다중) 교수요목의 개념을 정리하시오."였다. 이 기말고사를 본 지 반년이 지나서야 글을 작성하는 것이라, 정확하지는 않은데 아무튼 그랬다. 그리고 정말 신기하게도~ 내가 그전에 공부하면서 '교수요목 개념 정리하는 문제 나오면 네 가지 이거, 이거 써야지~🎵'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콕! 콕! 콕! 콕! 그대로 나왔다. 당연히 그 덕분에 답안지를 술술술 채워 나갈 수 있었다. 오예ㅋㅋ👍
이런 상큼한 에피소드도 있고, 아무튼 아예 응시하지 못한 한 개 과목 빼고는 모두 A+이 나왔다.(수료식 때 알려줌) 만족한다! 이런 거 너무 잘해도 부담스럽쟈나🤣

KFL 덕분에 풀브라이트 FLTA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다.
5월 어느 날 아침, KFL 단체 카톡방에 공지가 올라왔다.
구글 클래스룸에 풀브라이트 한국어 보조강사 프로그램 공지를 올렸습니다. 필요한 선생님이 계시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오호!!! 풀브라이트는 박사과정 유학을 꿈꾸며 펀딩을 찾다가 알게 된 기관 이름이었다. 제일 빵빵한 장학금을 주는 기관인데 그만큼 수혜자들의 성적도 높아서 나는 일찌감치 꿈을 접었던 그곳이다. 관심이 가서 모집 요강을 자세히 읽었다. 9~10개월 동안 미국 대학에서 한국어 보조 강사(TA)로 일을 하고 장학금을 받는 프로그램이었다. 요구하는 서류들을 보니.... TOEFL 점수, CV 등! 내가 준비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이거다!!!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원 기간이 8월이라 꽤 많이 남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음에도 별 액션 없이 미적거렸다. 근데 잘못 생각한 거였다. 혹시나 지원을 해보고 싶은 분이 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 얼른얼른 미리미리 준비를 해두시는 것을 추천드린다. 제출해야 하는 서류들이 준비 시간이 꽤 걸리는 것들이고 영문 서류도 많아 준비하기가 꽤 까다롭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이 프로그램은 그 전년도에도 그 전년도에도 선발했던 것이었다. 나는 이걸 왜 이제 알았을까 ㅠ.ㅠ ㅎㅎ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인가?ㅎㅎ 이렇게 KFL 덕분에 FLTA로의 도전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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